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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• 그리스인 조르바
    꼬불꼬불한 독서 2023. 5. 31. 16:29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💭 조르바, 이 매력적인 노인네. 내 숨을 막히게 만든다. 연기처럼 사라질까 조마조마하며 책장을 넘겼다. 부처니 도덕이니 거창한 것들을 떠들고 책을 읽어대지 않아도 자유는 원래 내 것이었다. 아침이면 피곤을 애써 지우고 톱니바퀴 아닌 톱니바퀴 세상 속에서 사는 내 안에도 조르바가 산다.


     

    보스, 이 빨간 물은 대체 뭐랍니까? 말해 봐요. 늙은 가지에 새싹이 나오면 처음엔 아무것도 없다가 열매가 달리면 또 쓰기만 할 뿐이죠. 그러나 시간이 지나 태양이 열매를 익히며 마침내 꿀처럼 달콤한 것이 됩니다. 이게 포도라는 거예요. 이 포도를 짓이겨서 우리가 술고래 성 요한의 날에 열어 보면 그게 술이 되어 있잖아요. 이건 기적이에요! 빨간 물을 마시면, 간덩이가 주체할 수 없을 만큼 커지고, 하느님께 시비를 걸게 되잖아요. 보스, 어째서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겁니까?

     

    “산다는 게 다 말썽인 거요. 죽어야 말썽이 사라지지. 산다는 건 말이오. 보스, 당신은 산다는 게 뭘 뜻하는지 아시오? 허리띠를 풀고 말썽거리를 만드는 게 바로 산다는 거요!” 그래도 나는 대꾸를 하지 않았다. 조르바가 하는 말이 옳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그럴 용기가 나에겐 없었다. 나는 인생을 잘못 살고 있는 것 같았다. 타인을 만나는 일은 나 혼자 독백을 하는 것처럼 되어버렸다. 나는 타락했다. 여자와의 사랑이냐, 책에 대한 사랑이냐 하는 질문에 책을 선택할 정도로 타락했다.

     

    아시다시피 하느님은 굉장한 왕입니다. 굉장한 왕이라는 게 뭐냐? 용서해 버리는 거지요!

     

    인간은 짐승이야! 이봐요, 보스. 책은 그냥 놔둬요. 창피하지 않습니까? 인간은 짐승이라니까요. 짐승이 책을 읽소?

     

    “보스, 저 건너 가슴을 뭉클하게 만드는 저 파란색, 저 기적이 뭔가요? 당신은 저 기적을 뭐라고 부릅니까? 바다? 바다입니까? 꽃으로 된 초록색 앞치마를 입는 저건요? 땅이라고 그럽니까? 이런 걸 만든 예술가는 누구인가요? 보스, 내 맹세하지만 일너 걸 보는 게 처음이라오.”

     

    “보스, 성모님이 왜 울고 있는지 아시오?” , “세상이 어찌 돌아가는지 다 보이니까 그러는 겁니다.”

     

    바람에 날리는 나뭇잎처럼 만났다가도 헤어질 땐 사랑하던 사람의 얼굴, 몸매와 그가 하던 몸짓들을 모두 기억하고 싶어 한다. 다 소용없는 짓이다. 몇 년만 지나도 그 눈이 검은지 푸른지조차 잊어버리는 것이다. 인간의 영혼을 놋쇠로 만들어 놓았어야 했다. 아니면 강철로 만들든지.

     

    📚 #그리스인조르바 | 니코스 카잔차키스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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